-
푸른나무 아래에 누워있다 살포시 눈을감자 얼굴로 단풍 한 잎이 떨어졌다 높은 하늘을 품은 그 잎 한장... ... 눈을 뜨자 단풍은 부서져 사라지고 푸른 하늘만이 나를 덮어주었다.
수십 수백 가지의 배가 있는 항구 어릴적부터 갈매기의 소리와 파도소리를 들은 나 저 재각기 다른 배를 타고 나간 사람들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 이젠, 나도 , 조금만 지나면 운명의 배를 골라야만 한다 모두는 편안한 배를 타라고 하지만 나는 말도 안되는 모험의 배를 타고 싶다.
새싹이 땅에서 밀어 나왔다 때는 따스한 봄날 자신이 뭔지 모르는 새싹은 저 멀리 나무와 주위 꽃들을 본다 새싹은 꽃들과 나무에게 온갖 봄을 받는다 그러는 사이 여러날이 지나 꽃들은 모두 지고 그 드넓은 들판에 푸르른 나무만이 자리에서 굳건했다 이제 눈뜬 새싹은 남겨진 나무를 보며 자신이 나무라 믿는다.
검은 먹구름이 낀다 그래서 그런지 몸이 시리다 점 점 모여 하늘을 가득 덮고서는 천둥이 여러번 번개 한 번 해 뜨기를 바라면 하늘 보지만 이젠 비가 오기 시작한다. 큰 나뭇잎을 쓰고 집까지 뛰기 시작하자 덩달아 비도 세어지고 땀이 흐르고 또 흐르고 ... ... 저 멀리에선 우리 집에서 나온 불빛이 비를 가르고 나를 비춘다.
옷 자락이 날린다. 햇빛은 쨍쨍한데 서늘한 옷자락 한벌 입고서 하늘 속 새둥지 한손이면 닿일 것을 오르기 싫다고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.